배에서 처음 죽도를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저게 올라갈 수 있는 섬인가 싶었습니다. 깎아지른 기암절벽 위로 달팽이 모양으로 빙글빙글 감겨 오르는 철제 계단이 하늘로 뻗어 있었고, 그 끝은 구름에 닿을 것만 같았습니다. 해발 116m, 둘레 약 4km의 화산섬 죽도. 30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른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비밀정원 같은 곳이었습니다.300개 계단 끝에 펼쳐진 풍경저도 처음엔 아래서 올려다보며 그냥 전망대만 보고 내려올까 잠깐 망설였습니다. 계단이 가파른 데다가 난간 너머로 바로 절벽이 펼쳐지는 구조라,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다리가 살짝 떨렸습니다.그런데 막상 오르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한 걸음씩 오를수록 아래쪽 바다가 점점 멀어졌고, 울릉도 본섬의 윤곽이 또렷해졌습니다. 숨이 차오..
해상보도교라고 하면 흔히 그냥 바다 위를 걷는 산책로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강원도 고성에서 직접 걸어보니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2025년 5월 임시 개방된 송지호 바다하늘길부터 능파대, 백섬 해상전망대, 대진항 해상공원까지 — 고성 해안 명소 네 곳을 직접 돌아보며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바다하늘길 — 631m를 걸으며 검증한 것들해상보도교(海上步道橋)가 생기면 그냥 경치 좋은 다리 하나 놓이는 거 아닌가,라는 시선이 있습니다. 여기서 해상보도교란 육지와 섬 또는 육지와 육지를 잇는 보행 전용 교량으로, 단순 이동이 아닌 경관 감상 자체가 목적인 시설을 말합니다. 그런 시선으로 갔다가 실제로 걸어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송지호 바다하늘길은..
주말에 멀 리 가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엔 답답할 때 — 저도 딱 그런 날이었습니다. 홍성 남당항에서 배를 타면 15분 만에 닿는 죽도(竹島)는, 서해에서 소박하게 하루를 털어내기에 제가 찾은 가장 솔직한 답이었습니다. '한국의 몰디브'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지만, 제가 직접 걸어보니 그 표현과는 조금 결이 다른, 오히려 더 정직하게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죽도 둘레길, 실제로 걸어보면 어떨까요?죽도는 홍성군의 유일한 유인도(有人島)입니다. 여기서 유인도란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는 섬을 뜻하는데, 현재 약 60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섬 전체를 한 바퀴 걷는 둘레길은 크게 제1전망대 → 제3전망대(김좌진 장군 전망대) → 제2전망대 순서로 이어집니다. 평탄한 데크길과 완만한 숲길 위주라 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