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죽도 트레킹 (둘레길, 전망대, 힐링 섬)

위대한그레이스 2026. 8. 13. 18:16

목차


    주말에 멀 리 가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엔 답답할 때 — 저도 딱 그런 날이었습니다. 홍성 남당항에서 배를 타면 15분 만에 닿는 죽도(竹島)는, 서해에서 소박하게 하루를 털어내기에 제가 찾은 가장 솔직한 답이었습니다. '한국의 몰디브'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지만, 제가 직접 걸어보니 그 표현과는 조금 결이 다른, 오히려 더 정직하게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죽도 둘레길, 실제로 걸어보면 어떨까요?

    죽도는 홍성군의 유일한 유인도(有人島)입니다. 여기서 유인도란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는 섬을 뜻하는데, 현재 약 60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섬 전체를 한 바퀴 걷는 둘레길은 크게 제1전망대 → 제3전망대(김좌진 장군 전망대) → 제2전망대 순서로 이어집니다. 평탄한 데크길과 완만한 숲길 위주라 체력 부담이 거의 없었고, 제가 걸으면서 느낀 건 '이게 생각보다 훨씬 잘 정비돼 있구나'였습니다.

    섬에 발을 딛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소나무 숲이었습니다. 죽도(竹島), 즉 '대나무 섬'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입구 쪽은 청명한 소나무 향이 먼저 맞아줍니다. 그러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대나무 군락이 양옆을 채우기 시작하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잎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꽤 운치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것과 실제 분위기가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거든요.

    둘레길 중간에는 담수화 시설을 이용한 인공폭포도 있습니다. 담수화(Desalination)란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해 생활용 수로 만드는 기술인데, 죽도처럼 육지와 단절된 섬에서는 이 시설이 주민들의 식수를 책임집니다. 폭포 자체는 자연 절벽을 타고 바다로 흘러내리는 구조라 나름의 볼거리가 되긴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자연경관이라기보다 시설물에 가깝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너무 과대기대하고 가면 조금 싱거울 수 있습니다.

    죽도의 입장료나 별도 트레킹 비용은 없습니다. 남당항에서 죽도까지 왕복 도선료(渡船料) — 배를 타고 섬을 오가는 요금 — 가 성인 기준 12,000원입니다. 도선 스케줄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발 전 홍성군 문화관광 공식 홈페이지(출처: 홍성군 문화관광)에서 미리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단체 관광객까지 합류해 배가 꽤 북적였는데, 돌아오는 배는 서너 명뿐이었습니다. 그 적막한 귀항이 오히려 더 여운이 남았습니다.

    • 둘레길 코스: 제1전망대 → 제3전망대(김좌진 장군 전망대) → 제2전망대 → 선착장
    • 왕복 도선료: 성인 기준 12,000원 (남당항 홍주운 매표소 현장 구매)
    • 소요 시간: 여유롭게 걸어 약 1시간 30분~2시간 내외
    • 난이도: 데크길·완만한 흙길 위주, 남녀노소 무리 없음
    • 섬 내 편의시설: 백패킹 야영장, 쉼터, 전망 데크 다수
    요약: 죽도 둘레길은 왕복 12,000원으로 이용 가능한 완만한 코스로, 대나무 숲·소나무 숲·전망 데크가 골고루 조화를 이루는 서해의 당일 트레킹지입니다.

     

    '한국의 몰디브'라는 말, 전망대에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한국의 몰디브'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표현이 오히려 죽도의 매력을 좁혀버린다고 생각합니다. 몰디브를 기대하고 가면 서해 특유의 탁한 물빛에 실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색깔이 싫지 않았습니다. 투명한 에메랄드 대신, 은빛 물결이 넘실대는 천수만(淺水灣)의 수평선이 주는 감각은 충분히 다른 결의 아름다움이었거든요.

    천수만이란 충청남도 홍성·보령 일대를 감싸는 얕은 내만(內灣)을 가리키는데, 조석간만의 차가 커서 물이 빠지고 들어오는 풍경이 극적으로 달라집니다. 제2전망대 데크에서 내려다봤을 때 물이 가득 찬 천수만이 눈 아래로 펼쳐지는 장면은, 솔직히 한참 서 있게 만들었습니다. 가림막 하나 없이 뻥 뚫린 시야 끝에 남당항이 점처럼 보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켰습니다.

    제3전망대에는 홍성 출신의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출처: 독립기념관)을 기리는 조망대가 조성돼 있습니다. 김좌진 장군은 1920년 청산리 전투를 이끈 무장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홍성이 그의 생가 터입니다. 전망대에 올라 그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섬 구석구석에 지역 역사가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트레킹이 단순한 산책 이상의 무게감을 갖게 되는 지점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오래 머문 곳은 제2전망대 끝의 데크 난간 앞이었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절벽이 바다와 맞닿아 있어 발이 잘 안 떼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 긴장감과 시원함이 묘하게 공존합니다. 대나무 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데크 바닥에 무늬를 만들고, 바닷바람이 트레킹의 피로를 씻어주는 그 감각 — 이게 죽도가 줄 수 있는 가장 진솔한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백패킹 야영장도 섬 안에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백패킹(Backpacking)이란 최소한의 짐만 등에 지고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야영 방식인데, 죽도처럼 작은 섬에서 별빛과 파도 소리만 들으며 보내는 밤을 상상하니 다음번엔 꼭 텐트를 챙겨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약: '한국의 몰디브'보다는 '서해의 정직한 힐링 섬'이 더 어울리며, 제2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천수만 수평선과 김좌진 장군 전망대의 역사적 맥락이 죽도 트레킹의 진짜 깊이를 만들어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죽도 가는 배 시간표는 어떻게 되나요?

    A. 도선 시간표는 계절과 조석(潮汐)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경됩니다. 방문 전 홍성군 문화관광 홈페이지나 남당항 홍주운 매표소에 직접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제가 방문한 날도 성수기에 가까운 시기라 배 편이 여럿 있었지만, 한산한 평일에는 횟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Q. 죽도 트레킹, 아이나 노인과 함께 가도 무리 없을까요?

    A. 둘레길 대부분이 데크길과 완만한 흙길로 조성돼 있어 체력 부담이 적습니다. 다만 제1전망대로 올라가는 초입 계단 구간은 경사가 있으므로, 무릎이 좋지 않은 분은 천천히 이동하시면 충분히 다니실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고령의 단체 관광객이 큰 무리 없이 코스를 완주하는 것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Q. 죽도에서 식사나 편의점 이용이 가능한가요?

    A. 섬 안에 별도 식당이나 편의점은 따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간식과 음료를 미리 챙겨 전망대 쉼터에서 먹었는데, 이렇게 준비해 가는 편이 훨씬 여유롭습니다. 남당항 선착장 주변에는 횟집과 편의시설이 있으니 출발 전 식사를 해결하거나 먹거리를 챙기는 것을 권합니다.

     

    Q. 죽도 백패킹 야영장은 어떻게 예약하나요?

    A. 섬 내 야영장은 홍성군 관할 시설입니다. 이용 전 홍성군청 또는 관련 담당 부서에 문의해 예약 절차와 이용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엔 당일 트레킹만 했는데, 백패킹 텐트가 몇 동 설치돼 있는 걸 보고 다음에는 꼭 하룻밤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죽도는 '대단한 절경'을 기대하고 가면 조금 심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 머리를 비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찾아가면, 왕복 12,000원짜리 도선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섬입니다. 대나무 숲 소리, 소나무 향, 천수만 수평선, 그리고 김좌진 장군 전망대에서 느끼는 역사적 무게감까지 — 죽도는 여러 결의 경험이 한 섬 안에 촘촘히 들어있는 곳이었습니다.

    '한국의 몰디브'라는 수식어보다는 '서해의 아기자기한 힐링 섬 트레킹'으로 접근할 때 만족도가 훨씬 높을 것이라는 게 제 최종 판단입니다. 다음 방문에는 백패킹 장비를 챙겨 별빛 아래 하룻밤을 보낼 계획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가볍게 걷고 싶은 날, 충남 방향으로 차를 돌리신다면 남당항 선착장부터 들러보시기를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XD2kZ3a7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