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은 6~7월 꽃이라고 알고 계셨다면, 그 상식이 조금 틀렸습니다. 안성 죽산면 용설리 어느 개인 정원에는 9월에야 비로소 피어나는 목수국(木水菊)이 있습니다. 여기서 목수국이란 일반 수국과 달리 목질화된 줄기를 가진 품종으로, 개화 시기가 늦가을까지 이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9월 27일에 직접 다녀왔는데, 한 송이가 라임색에서 흰색, 분홍빛으로 계절마다 얼굴을 바꾸는 장면을 한꺼번에 볼 수 있었습니다.가을 개화 — 상식을 뒤집는 수국과 핑크뮬리 들판안성 용설리 정원은 농장주가 사비로 일군 개인 소유 공간입니다. 매년 가을이면 무료로 개방하는데, 지난해에는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3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무료이고, 부지를 천천히 둘러보는 데 한 시간이면 ..
10월 첫 주말, 합천 신소양체육공원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분홍빛 물결을 처음 마주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진으로 수십 번 봤던 그 풍경인데, 눈앞에서 직접 보니 스케일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단풍, 억새, 은행나무, 핑크뮬리가 동시에 절정을 맞는 10월은 가을 여행을 계획한다면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될 시기입니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제가 직접 다녀온 동선과 현장 인상을 바탕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핑크뮬리 — 분홍빛 물결의 절정, 합천 신소양체육공원제가 직접 가보니 합천 신소양체육공원의 핵심은 나선형 언덕 구조였습니다. 롤케이크처럼 완만하게 이어지는 언덕을 따라 핑크뮬리(Muhlenbergia capillaris)가 심겨 있는데, 여기서 핑크뮬리란 북미 원산의 다년생 벼과..
일요일 이른 아침, 태안 갯벌체험장에 도착했을 때 주차장은 이미 호미와 바구니를 든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해루질이 대중화됐구나 싶었고, 갯벌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내내 그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갯벌 입문 — 발을 들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태안 갯벌체험장은 충남 태안군 일대 서해안 갯벌을 정해진 구역에서 일반인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입니다. 해루질이란 말 그대로 갯벌이나 얕은 바닷가에서 조개·낙지·게 같은 해산물을 손도구로 직접 채취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낚시의 갯벌 버전이라고 보면 됩니다.제가 직접 가보니 물이 완전히 빠지기 전, 그러니까 간조(干潮) 직전에 입장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간조란 하루 두 차례 조석 주..
갯바위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전복을 구워 먹는 장면, 한 번쯤 꿈꿔본 적 있으실 겁니다. 저도 처음 바다 다이빙에 나섰을 때는 그냥 물에 뛰어들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막상 장비를 챙기고, 방수팩 테스트까지 신경 써야 하는 순간이 오니까 그제야 '이게 생각보다 꼼꼼한 준비가 필요한 활동이구나' 싶었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힌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한 기록입니다.수중 안전: 방수팩 테스트부터 파도 판단까지저는 그날 방수팩을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했습니다. 마이크와 촬영 장비가 들어 있어서 젖으면 진짜 큰일 나는 상황이었는데, 막상 물에 들어가 보니 방수팩이 수면 위로 둥실 뜨는 겁니다. 부력(浮力) 덕분에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완전 방수가 아니었는지 꺼내보니 안쪽이 살짝..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날, 과연 바다에 들어가야 할까요? 제가 직접 나가봤더니 답이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바람이 세게 분 직후에는 알이 꽉 찬 봄철 꽃게가 수면 가까이 올라온다는 말이 있어 망설임 없이 출발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만난 건 예상보다 훨씬 거친 파도와 탁해진 시야였습니다. 그날 손에 넣은 것들, 그리고 몸으로 배운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파도 날씨에 뛰어든 결과 — 백합 채집부터 꽃게까지바람이 불고 난 뒤 바다에 들어가면 뭔가 터진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제가 직접 써봤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일단 입수하자마자 파도 싸대기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해루질(夜間 潮間帶 채집, 야간이나 주간에 조간대에서 손이나 간단한 도구로 해산물을 채취하는 활동)을 어느 정도 해봤다고 자신했는데 파도 ..
솔직히 저는 섬 숙소라고 하면 냄새 나는 화장실에 눅눅한 이불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주문도 1박3식 펜션 후기를 처음 접했을 때도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직접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인천 선수선착장에서 배로 사오십 분, 백합을 회로 먹을 수 있는 섬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자연산 해산물 한상, 기대보다 훨씬 컸습니다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출발 전에 "어차피 섬 민박 음식이겠지"라며 기대치를 낮춰 잡은 것이었습니다. 그 판단이 얼마나 틀렸는지는 저녁 한상이 나오는 순간 바로 깨달았습니다.테이블에 오른 음식들은 자연산 우럭조림, 소라 강된장, 항아리 삼겹살, 그리고 백합까지 전부 직접 잡거나 채취한 것들이었습니다. 여기서 자연산(自然産)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