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카메라가 여행 첫날 바닥에 떨어져 그대로 고장 났습니다. AS를 맡길 방법도 없어서 결국 핸드폰 하나만 들고 경주 골목을 걷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그 아쉬움이 금방 사라질 줄은 몰랐습니다. 63년 평생 유럽을 벗어난 적 없다는 스페인 친구 암파로와 함께한 5일간의 경주·부산 여행, 첫날부터 예상을 훌쩍 넘어섰습니다.10년 만에 다시 밟은 경주, 왕릉이 먼저 반겼습니다KTX에서 내려 황리단길 쪽으로 발을 옮기자마자 시야에 들어온 건 거대한 봉분(封墳)들이었습니다. 봉분이란 흙을 높이 쌓아 올려 만든 무덤의 외형을 가리키는데, 경주 대릉원 일대에는 이 봉분이 크고 작은 언덕처럼 겹겹이 이어져 마치 푸른 능선 하나가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10년 만에 다시 왔는데도 그 스케일 앞..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국에서 출발해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경주에 내리는 순간, 지방 소도시라는 선입견이 그대로 무너졌습니다. 천년 고도(古都)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습니다. 신라 천 년의 수도였던 경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도심 곳곳에 살아 숨 쉬는,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역사 관광지입니다. 처음 경주역 광장에 섰을 때 제가 느낀 건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이 도시를 제대로 걷고 싶다는 욕심이었습니다.KTX 이동과 경주역, 그 첫인상이 여행을 결정짓습니다경주에 가기로 마음먹고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이동 수단이었습니다. 서울에서 경주까지 KTX를 타면 약 2시간~2시간 30분이면 닿습니다. 고속철도(KTX)란 시속 300km급으로 운행하는 고속열차를 의미하며, 쉽게 말해 유럽의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