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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춘천이 3시간이라는 말에 급하게 이천으로 틀었는데, 결국 그날 저녁은 춘천 닭갈비를 먹고 있었으니까요. 즉흥 드라이브 특유의 루트 이탈과 재합류가 이번 여행을 오히려 꽉 채워줬습니다. 이천 장이국수부터 예스파크 도자기 마을, 춘천 소울로스터스까지 직접 다녀온 경험을 정리했습니다.
이천 장이국수와 예스파크 — 계획 없이 가도 되는 곳인가
저도 처음엔 이천은 그냥 도자기 사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연히 '도예 체험지'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먹거리나 볼거리보다는 공예 목적으로 찾는 도시라고 여겼죠. 그런데 실제로 가보니 꽤 달랐습니다.
점심으로 들른 장이국수는 멸치 육수 베이스에 고춧가루와 들기름을 둘러 비벼 먹는 이천 향토 음식입니다. 여기서 향토 음식이란, 특정 지역에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식문화로 해당 지역 식재료와 조리법이 고스란히 담긴 메뉴를 말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비빔국수겠거니 했는데, 한 젓가락 들자마자 '아, 이게 이천에서만 파는 거구나' 싶은 특유의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습니다.
이후 향한 예스파크는 플리마켓이 아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자기 마을이라고 하면 야외 좌판에 그릇 몇 개 늘어놓은 장터를 상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건물 하나하나가 독립 공방 겸 판매장으로 구성된 상설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복합 문화 공간이란 쇼핑·전시·체험이 한 구역에 묶인 형태로, 관광지이면서도 일상적인 쇼핑이 가능한 구조를 뜻합니다. 저는 그릇에 크게 욕심이 없는 편인데도, 작가가 직접 빚은 수제 도자기 특유의 비정형 곡선이 눈길을 붙잡았습니다. 다만 가격대는 생각보다 높았고, 집 분위기와 맞지 않아 결국 지갑은 닫았습니다. 친구들은 몇 개 샀지만요.
성남에서 이천까지 실거리 기준으로 약 50분 내외(출처: 네이버 지도)로, 수도권 당일치기로는 부담 없는 거리입니다. 계획 없이 핸들을 틀어도 절반은 건지는 코스라는 게 제 결론입니다.
- 장이국수: 멸치 육수 + 들기름 비빔 방식의 이천 향토 국수, 칼칼하면서도 고소한 맛
- 예스파크: 플리마켓이 아닌 공방 단위 상설 판매 구역, 주차 편의성 우수
- 수제 도자기: 작가 단위로 디자인이 달라 같은 형태가 없음, 가격대는 3만 원대 이상
춘천 닭갈비 — 관광지 음식이라는 편견이 틀린 이유
일반적으로 춘천 닭갈비는 관광지 프리미엄이 붙은 메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 인근 음식은 가격 대비 맛이 떨어진다는 통념이 있는데, 제 경험상 이번 춘천은 달랐습니다. 이천에서 차로 이동하던 도중 도로가 예상보다 뻥 뚫려 한 시간 반 만에 닿았고, 그 타이밍이 절묘하게 공복과 맞아떨어졌던 것도 있겠지만, 철판 위에서 고추장 양념이 캐러멜라이징(Caramelizing)되는 순간의 그 냄새는 정말이지 거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캐러멜라이징이란 당류가 고온에서 갈색으로 변하며 특유의 단맛과 향이 강해지는 마이야르 반응의 한 형태로, 쉽게 말해 양념이 철판에 눌어붙으면서 깊은 풍미가 생기는 현상입니다. 직화 철판 방식의 닭갈비에서 이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춘천 닭갈비는 단순히 '춘천에서 먹는 닭갈비'가 아니라, 이 조리 방식 자체가 지역 음식 정체성의 핵심입니다.
춘천시 관광 통계에 따르면 닭갈비 골목은 춘천을 찾는 방문객의 주요 목적지 중 하나로 꾸준히 꼽히고 있습니다(출처: 춘천시청). 저는 이 날 닭갈비를 먹으면서 '관광지 음식이라서 맛없겠지'라는 제 선입견이 틀렸음을 인정했습니다. 볶음 후반부에 볶음밥까지 한 공기 해치우고 나서야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 있었으니까요.
소울로스터스 춘천 — 크림 커피 한 잔이 진짜인지 확인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크림 커피가 달고나 라테의 변형 정도겠거니 했습니다. 카페 팝업에서 먹어봤을 때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어서 춘천 본점으로 직접 가보기로 했는데, 매장과 캔 제품의 맛 편차가 얼마나 날지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소울로스터스(Soul Roasters)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기반의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란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 기준으로 100점 만점 중 80점 이상을 받은 원두로 만든 커피를 의미하며, 일반 원두보다 원산지와 농장 단위의 품질 관리가 엄격합니다(출처: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쉽게 말해, 커피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로스팅하고 추출한 커피입니다.
실제로 마셔보니 크림층이 달달하면서도 에스프레소의 쌉싸름함이 끝에 남는 구조였습니다. 달고나 커피와 비슷해 보여도 원두의 산미와 무게감이 다릅니다. 제가 직접 비교해 보니 달고나는 단맛이 전면에 나오는 반면, 이쪽은 단맛이 크림에 머물고 커피 자체의 풍미가 뒤를 받쳐줍니다. 닭갈비를 든든히 먹고 왔음에도 한 모금 들이키자마자 손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영상을 켠 지 3분 만에 반 이상이 사라졌을 정도입니다.
카페 공간 자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독립된 룸이 7개 이상 나뉘어 있고 야외 좌석도 갖춰져 있어,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커피를 마시는 경험 자체가 음료와 함께 값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커피 한 잔에 3만 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 공간과 원두 퀄리티를 감안하면 납득이 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천 예스파크 주차는 편한가요?
A. 제가 직접 가보니 주차 공간이 넓고 혼잡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주말 관광지는 주차 전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예스파크는 구역이 잘 나뉘어 있어 차를 대고 바로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성수기 시즌에는 다를 수 있으니 오전 입장을 권합니다.
Q. 성남에서 이천·춘천 당일치기 가능한가요?
A. 제 경험상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천은 성남에서 약 50분, 춘천은 경우에 따라 1시간 30분에서 3시간까지 차이가 크게 납니다. 저는 이천을 먼저 들른 뒤 도로 상황을 확인하고 춘천으로 이동했는데, 이 순서가 시간 효율 면에서 유리했습니다.
Q. 소울로스터스 커피 캔으로 사면 매장이랑 맛이 같은가요?
A. 제가 직접 비교해봤는데 놀랍도록 비슷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캔 음료는 매장 음료의 맛을 완전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소울로스터스 캔 커피는 크림의 질감과 단맛 밸런스가 매장과 거의 동일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음 날 친구 차 안에서 캔으로 마셨을 때도 만족스러웠습니다.
Q. 이천 장이국수는 어떤 맛인가요? 매운가요?
A. 제가 먹어보니 매콤한 편이지만 자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멸치 육수의 감칠맛이 바탕에 깔려 있어 고춧가루의 매운맛이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들기름 특유의 고소함이 더해져 전체적으로 깊고 따뜻한 맛이었습니다. 맵찔이라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결론
즉흥 드라이브는 계획이 틀어질수록 오히려 잘 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이번에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춘천이 막힌다는 이유로 급하게 방향을 튼 이천에서 장이국수와 예스파크를 알게 됐고, 결국 그날 저녁은 원래 목적지였던 춘천에서 닭갈비를 먹고 소울로스터스 크림 커피로 마무리했습니다. 루트가 바뀌었을 뿐, 결과는 더 꽉 찬 하루였습니다.
정리하면, 이천 예스파크는 도자기에 관심이 없어도 구경할 거리가 있는 곳이고, 춘천 닭갈비는 관광지 음식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가도 후회하지 않을 맛이었습니다. 소울로스터스는 커피 한 잔에 3만 원이 아깝지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수도권 당일치기를 고민 중이라면 이 루트를 한 번쯤 고려해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