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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덩이 섬'이라는 별명을 가진 완도 금당도. 제가 직접 그 바다를 밟고 돌아온 뒤 며칠이 지나도록 그 냄새가 가시질 않았습니다. 해풍 맞은 채소, 방금 낚아 올린 북바리,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화산 암벽까지. 도시 생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모든 것이 이 작은 섬 하나에 담겨 있었습니다.
귀촌을 결심하게 만든 섬, 금당도의 첫인상
완도 금당도에 도착했을 때, 제가 처음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이 풍경을 놓친 채 도시에서만 살아왔다니." 금당도는 전라남도 완도군에 속한 섬으로, 행정구역상 완도군 금당면에 해당합니다. 섬 전체 면적이 넓지 않지만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경관만큼은 그 어느 대형 관광지에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부산에서 9년 전 귀촌을 결심한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도시를 떠나 섬에 산다는 게 낭만처럼 들리지만, 현실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그 집 마당에 서서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는 순간, 그 회의가 단번에 무너졌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사진으로 옮기기 어려운 종류였습니다.
귀촌(歸村)이란 도시 생활을 접고 농어촌으로 돌아가거나 이주하는 삶의 방식을 말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귀촌 인구는 약 49만 명을 넘어섰으며(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특히 50대 이상의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수면제 없이는 잠들지 못할 만큼 각박한 도시 생활을 버텨야 했던 아내 명숙 씨에게, 금당도는 말 그대로 인생 후반전의 전환점이 된 셈입니다.
제가 직접 그 마당에서 바라본 바다는 무인도가 섬섬이 박혀 있는 구도였습니다. 그림으로 치면 여백이 딱 맞게 채워진 풍경화 같았습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섬으로 가는구나." 그 한 장면으로 충분히 납득이 됐습니다.
- 금당도는 전라남도 완도군 금당면에 위치한 유인도
- 버스 운전과 식당 운영 경험을 살려 낚시·자급자족 생활로 전환한 귀촌 부부의 터전
- 육지에서보다 오히려 오랜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된 인연의 장소
교암청풍 트래킹, 달나라에 온 것 같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금당도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교암청풍(轎巖淸風) 트래킹 코스를 빠뜨릴 수 없습니다. 교암청풍이란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길로, 금당팔경(금당도를 대표하는 여덟 가지 절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코스입니다. 쉽게 말해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거대한 암벽 옆을 걸으며 바다와 기암괴석을 동시에 감상하는 해안 트레일입니다.
제가 실제로 그 길을 걸어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파도와 바람이 수백만 년에 걸쳐 깎아낸 화산암(玄武巖 계열의 화성암) 표면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습니다. 여기서 화산암이란 마그마가 지표 근처에서 빠르게 냉각돼 형성된 암석을 말하는데, 그 표면의 기공(氣孔, 가스가 빠져나간 구멍)이 풍화와 해식(海蝕, 파도에 의한 침식)을 거치면서 이런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국내 지질 명소로 알려진 제주도 주상절리와 비슷한 형성 원리이지만, 금당도만의 날것 그대로의 질감이 있었습니다.
배를 타고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더 많은 비경을 만납니다. 코끼리바위가 대표적입니다. 가마 모양의 바위, 코끼리 형상의 암벽, 청풍바위까지—금당팔경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걸 제 눈으로 직접 확인했습니다. 코끼리바위 앞에 섰을 때 저는 한참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코끼리 콧등 라인이 너무 정확해서, 자연이 저걸 만들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 났습니다.
트래킹 중에는 섬 주민들이 어릴 때 소를 몰며 다니던 산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세월의 결이 살아 있는 그 흙길은, 도시의 아스팔트와는 전혀 다른 감촉이었습니다. 그 길을 걸으면서 제 경험상 분명히 느낀 건, 금당도에서만 쓸 수 있는 감각이 따로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급자족 밥상, 먹는 게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걸 여기서 배웠습니다
금당도에서 차려진 밥상 앞에서, 저는 잠깐 숟가락을 들지 못했습니다. 이게 정말 오늘 새벽에 바다에서 잡아 올린 것들인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붉바리 회, 흑삼(해삼의 일종으로 표면이 검고 진한 색을 띠는 해삼류), 뿔소라, 가오리찜, 텃밭에서 방금 딴 유기농 채소까지. 이른바 자급자족(自給自足), 즉 외부에서 구입하지 않고 스스로 생산한 식재료로 차린 밥상이었습니다.
자급자족 식단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신선하다'는 것 이상입니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텃밭 농업은 신체 활동량 증가는 물론 심리적 안정감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명숙 씨가 "해줄 수 있는 게 내 힐링"이라고 말한 게 그냥 겸손이 아니라, 실제로 몸에 배어 있는 삶의 방식이라는 걸 식탁 앞에서 느꼈습니다.
낚시로 직접 잡은 북바리는 제주도에서 점당 만 원짜리로 팔리는 고급 어종입니다. 붉바리(학명 Epinephelus bruneus)란 볼락목 바리과에 속하는 대형 육식성 어류로,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 청정 해역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그걸 갓 잡아서 회로 올려주는데, 그 담백함은 식당에서 먹는 활어회와 차원이 달랐습니다. 제 경우엔 처음 한 점 먹고 나서 젓가락을 더 빨리 움직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흑삼은 조수 웅덩이 사이에서 맨손으로 잡아 올린 것이었고, 뿔소라도 갯바위에서 직접 채취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낚시와 갯벌 채취(조간대 수산물 채집)라는 일상적인 노동이면서, 동시에 금당도 생활의 즐거움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직접 보니, 그 부부에게 이 섬의 바다는 마트가 아니라 진짜 마당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금당도 교암청풍 트래킹 코스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구간이 포함돼 있어 일부 구간은 내리막 경사가 제법 가파릅니다. 저도 갯바위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발 디딤을 꽤 신경 써야 했습니다. 등산화나 미끄럼 방지 밑창 신발을 챙기시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Q. 금당도 코끼리바위는 어떻게 가야 잘 볼 수 있나요?
A. 육지에서 걸어가는 것보다 배를 타고 바다 쪽에서 바라보는 게 형태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금당팔경 유람선 코스를 이용하면 코끼리바위를 포함해 교암청풍, 청풍바위 등 주요 비경을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섬 현지에서 유람선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Q. 금당도에서 낚시를 즐기려면 별도 허가가 필요한가요?
A. 일반 낚시객의 경우 별도 허가 없이 갯바위 낚시가 가능하지만, 수산자원보호구역 지정 여부나 특정 어종 포획 금지 시기는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방문 전 해양수산부 또는 완도군청 홈페이지에서 최신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금당도 귀촌 생활에서 실제로 불편한 점은 없나요?
A. 낭만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섬 생활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마트나 편의시설이 제한적입니다. 귀촌이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고령화나 긴급 상황 대처 같은 부분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으면 외로움이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고 봅니다. 지역 공동체와의 융화가 정착 초기에 특히 중요합니다.
결론
금당도는 '한 번쯤 가봐야 할 여행지'가 아니라, '가고 나면 다시 가고 싶어지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그 바다를 마주하고, 그 밥상을 받고, 그 길을 걸어본 뒤 내린 결론입니다. 교암청풍의 화산암 절경과 코끼리바위, 자급자족 밥상이 주는 만족감은 어떤 리조트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종류의 경험입니다.
다만, 섬 생활을 단순히 낭만으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의료 접근성과 고립감 같은 현실적인 측면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완도 금당도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먼저 유람선 코스로 교암청풍을 둘러보고 귀촌 커뮤니티를 통해 실제 생활 후기를 충분히 들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