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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준비 현장이 공사판이라는 걸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이 행사가 얼마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지 실감했습니다. 1,600억 원이 투입되는 여수 세계섬박람회, 9월 개막까지 남은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기대 반, 우려 반을 안고 국동항에서 배를 타고 금죽도까지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현장점검 — 공사장에서 발이 젖어야 알 수 있는 것
박람회 준비 중인 행사장을 미리 둘러보는 것,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엑스포 해양공원 일대는 탁 트인 바다 조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돌산대교 야경은 여전히 근사했고, 항만공사가 유지비를 부담하는 대형 전광판 시설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행사 부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공사 자재와 장비가 뒤섞인 현장은 9월 개막이라는 일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국동항에서 배를 타고 금죽도에 내렸을 때입니다. 제대로 된 선착장 시설이 없어서 해안 가장자리로 내려서는 순간 신발이 바닷물에 젖었습니다. 박람회의 핵심 체험 콘텐츠 중 하나인 섬 탐방 프로그램의 출발점이 이 상태라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반시설(Infrastructure)이란 행사 운영의 가장 기본이 되는 물리적 토대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관광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갖춰야 할 선착장·도로·편의시설 전반을 뜻합니다. 지금 금죽도는 그 출발선에서 한참 부족한 상태입니다.
선착장 주변에는 어구(漁具)들이 무더기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어구란 그물, 부표, 닻줄 등 어업에 사용하는 도구 일체를 가리키는데, 이것들이 해안선 곳곳에 흩어져 있으면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치워야 할 주체가 시인지 어민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제 경험상 이런 책임 공방이 길어지면 결국 아무도 치우지 않은 채 개막일을 맞게 됩니다.
- 엑스포 해양공원: 탁 트인 조망과 항만공사 운영 전광판 시설 확인
- 금죽도 선착장: 정식 접안 시설 미비, 해안 직접 하선으로 신발 침수
- 해안 어구 방치: 경관 훼손 및 안전사고 위험 상존, 정비 주체 불분명
- 공사 현장 전반: 9월 개막까지 기반시설 완성 여부 불투명
금죽도 — 기대를 품고 들어간 섬에서 마주한 현실
금죽도(金竹島)라는 이름은 '금빛으로 물든 대나무가 많은 섬'이라는 뜻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절로 기대가 생깁니다. 제가 국동항에서 배를 타고 실제로 들어가 보니, 섬 자체가 가진 자연의 결은 분명히 남달랐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트레킹 동선은 충분히 매력적인 관광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해안 트레킹(Coastal Trekking)이란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해양 경관과 지형을 직접 체험하는 도보 여행 방식으로, 제주 올레길이나 금오도 비렁길처럼 자연경관이 뛰어난 섬에서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금죽도도 조건 자체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자연 자원이 아무리 훌륭해도 접근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관광객은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젖은 신발로 섬을 걷기 시작하는 첫 경험이 긍정적일 리 없고, 주변에 방치된 어구들이 시야에 들어오면 몰입감도 깨집니다. 9월 박람회를 찾을 방문객 상당수는 섬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 거주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람회 기간 동안 UAM(Urban Air Mobility) 전시도 예정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UAM이란 도심항공교통으로, 드론 택시나 소형 전동 항공기를 이용해 도심과 섬 등 단거리 거점을 연결하는 미래형 교통수단을 뜻합니다. 섬 박람회의 테마와 맞닿아 있어 흥미로운 시도이긴 한데, 정작 그 섬에 발 딛는 첫 관문인 선착장이 정비되지 않으면 UAM이 얼마나 화려하든 인상이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남도와 여수시가 협력해 기본 인프라부터 챙겨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출처: 전라남도청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섬 박람회의 주요 프로그램 개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최전망 — 성공 개최의 조건, 지금 뭐가 빠져 있나
여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2년 여수 엑스포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그 당시 물가와 바가지 논란이 얼마나 거셌는지 알 것입니다. 저도 돌산대교 근처에서 택시 바가지를 한번 제대로 당해본 기억이 있습니다. 8년 전 일인데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섬 박람회 준비 현장을 보면서 2012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뭘 달리해야 하는지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박람회 운영 지침에 따르면, 대규모 관광 이벤트의 성공 요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현장 접근성'과 '방문객 편의시설'입니다(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전시 콘텐츠의 수준보다 오히려 화장실이 충분한지, 이동 동선이 편한지가 재방문 의향과 입소문에 훨씬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뜻입니다.
콘텐츠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금오도 비렁길 해안 트레킹, 섬 캠핑, UAM 체험 같은 프로그램들은 충분히 차별화된 기획입니다. 비렁길이란 '벼랑'의 전라도 방언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도보 탐방로를 뜻하는데 이미 국내 트레킹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코스입니다. 이런 자원들이 제대로 연결되면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 행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섬 관광의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관건은 남은 기간 동안 무엇에 집중하느냐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대형 행사일수록 개막 직전에 겉보기 치장에 예산이 쏠리고, 정작 방문객이 체감하는 기본 편의는 뒷전으로 밀립니다. 어구 정리, 선착장 정비, 불법 바가지 단속, 이 세 가지만 확실히 잡아도 개막 이후 평가는 달라질 것입니다. 9월의 여수는 날씨도 좋고, 계절 자체가 편입니다. 그 좋은 조건을 살릴 수 있을지는 앞으로 몇 달에 달려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여수 세계섬박람회 언제 열리나요?
A. 2025년 9월 개막 예정입니다. 정확한 개막일과 기간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저도 현장 방문 시점 기준으로는 구체적인 일정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Q. 금죽도는 어떻게 가나요?
A. 국동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제가 직접 타봤는데 배편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 기준으로 정식 선착장 시설이 미비해 하선 시 발이 젖을 수 있으니, 방수 기능이 있는 신발이나 샌들을 챙기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Q. 섬 박람회에서 실제로 뭘 체험할 수 있나요?
A. 해안 트레킹, 섬 캠핑, UAM(도심항공교통) 체험 전시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금오도 비렁길 코스도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박람회가 섬의 자연 자원을 테마로 기획된 만큼, 실내 전시보다는 야외 체험 프로그램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Q. 여수 여행 중 바가지 조심해야 하나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과거에 여수에서 택시 바가지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박람회 측에서 물가 단속과 바가지 근절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효과는 개막 후 현장에서 확인해봐야 알 것입니다. 택시 이용 시에는 미터기 작동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결론
여수 세계섬박람회, 저는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섬이라는 테마 자체가 가진 힘, 여수라는 공간이 가진 자연 자원, 9월이라는 계절 조건, 이 세 가지는 분명히 좋습니다. 문제는 그 위에 얹혀야 할 기본기가 지금 속도로 채워질 수 있느냐입니다.
제가 직접 금죽도에 발을 디뎌보고 나서 느낀 건 하나입니다. 말로 하는 홍보보다 발이 젖지 않는 선착장 하나가 더 강한 메시지를 줍니다. 겉치레 이벤트보다 어구 하나 더 치우는 게 방문객의 기억에 더 오래 남습니다. 9월 개막 전, 그 기본에 사활을 걸어주길 바랍니다. 현장이 달라지면 저도 다시 가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