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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훌쩍 떠날 수 있는 섬 여행, 막상 준비하려면 배편·주차·코스 정보가 뒤엉켜 포기하게 되지 않으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다 "서해의 제주"라는 말 한마디에 이끌려 대부도 방아머리항에서 배를 탔고, 80분 뒤 승봉도 선착장에 내렸을 때 그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갯벌 없는 투명한 바다와 기암괴석 해안이 하루 만에 다 담기는 섬, 그 실제 트레킹 경험을 정리했습니다.
방아머리항 출발부터 이일레 해변까지 — 배편과 선착 직후 루트
혹시 섬 여행을 앞두고 배편 예매를 놓쳐 발을 동동 구른 경험이 있으십니까? 저는 이번에 딱 그 실수를 할 뻔했습니다. 승봉도행 배는 대부도 방아머리항에서 출발하는데, 주말에는 현장 발권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부해운 공식 홈페이지(출처: 대부해운)에서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빈자리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전날 밤 겨우 좌석을 잡았습니다.
항구 오른편 주차장은 사전 결제 5,000원으로 3일 주차가 가능합니다. 주차비 걱정 없이 섬에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서울 도심 주차비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입니다.
탑승하는 배는 차도선(車渡船)입니다. 차도선이란 승객과 차량을 동시에 운송하는 여객선으로, 일반 쾌속선보다 선체가 크고 안정적인 대신 속도가 느립니다. 그 덕분에 승봉도까지 80분이 걸리지만, 제가 직접 타봤더니 갈매기 떼가 선미를 따라붙어 80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새우깡 한 봉지면 꽤 오랜 시간을 갈매기와 보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실내외 어디에도 좌석이 없습니다. 돗자리나 접이식 의자를 챙겨가지 않으면 80분을 바닥에 앉거나 서서 가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 여객 서비스로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선착장에 내리면 붉은 등대에 주요 명소가 안내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안내를 따라 마을길을 거쳐 이일레 해변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이일레 해변은 승봉도 남쪽에 자연 발생한 사빈(砂濱) 해안입니다. 사빈이란 파도와 해류가 모래를 쌓아 형성된 모래 해변을 뜻하는데, 조석간만의 차가 큰 서해에서 갯벌 없이 맑은 물을 유지하는 사빈은 보기 드뭅니다. 만조 때도 탁한 갯벌이 드러나지 않아 동해 해변처럼 투명한 바닷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일레라는 이름이 "이틀에 한 번씩 올 만큼 아름답다"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제가 직접 서봤을 때 그 표현이 납득됐습니다.
- 배편 예매: 대부해운 홈페이지 사전 예매 필수 (주말·공휴일)
- 방아머리항 주차: 사전 결제 5,000원, 최대 3일 가능
- 승선 마감: 출항 10분 전. 실제 출항은 정시보다 5분 일찍 출발하는 경우 있음
- 승객실 좌석 없음: 돗자리 또는 접이식 의자 지참 강력 권장
- 이일레 해변: 만조 시에도 갯벌 미발생, 경사 완만, 수영 적합
신황정 전망대·촛대바위·남대문바위 — 승봉도 해안 트레킹의 핵심
트레킹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서해 섬에도 제대로 된 트레킹 코스가 있을까?" 저도 반신반의하며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일레 해변을 지나 소나무 숲길로 접어드는 순간, 그 의심이 싹 사라졌습니다.
이일레 해변 끝에서 짙은 소나무 군락 사이 오솔길을 오르면 코스가 두 갈래로 나뉩니다. 능선 숲길과 차도 중 저는 키가 한껏 자란 소나무 사이로 난 차도를 택했고, 약 20분 뒤 촛대바위와 부두치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두 길이 다시 만났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 지점에서 합류하니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됩니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해안 산책로로 들어서면 승봉도 최고의 전망 포인트, 신황정(神凰亭) 전망대가 나옵니다. 신황정이란 이름은 이 섬의 옛 이름인 '신황도(神凰島)'에서 왔습니다. 신 씨와 황 씨 두 어부가 풍랑을 만나 이 섬의 촛대 모양 바위에서 뿜어 나오는 불빛을 따라 대피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전망대에 오르면 승봉도 남동쪽 바다가 가리는 것 없이 펼쳐집니다. 제가 직접 서봤더니 수평선 너머 대이작도까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삼 형제바위를 지나 촛대바위에 닿습니다. 촛대바위는 앞서 언급한 신황도 탄생 설화의 핵심 무대로, 파식대(波蝕臺) 위에 수직으로 솟아 있습니다. 파식대란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해안 절벽 아래에 형성되는 평탄한 암반 지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오랜 세월 파도가 깎아낸 바위 선반 위에 촛대가 세워져 있는 구조입니다. 이 지형 덕분에 물때에 따라 촛대바위 아래까지 걸어갈 수 있고, 제가 직접 가봤을 때 그 스케일이 사진보다 훨씬 컸습니다.
트레킹 중간에는 '작은 선창' 카페가 있습니다. 마을을 벗어난 해안에 자리한 유일한 쉼터로, 잔치국수와 해물파전, 막걸리를 팝니다. 저는 여기서 커피 한 잔으로 숨을 고르고 다시 걸었습니다. 트레킹 전체 거리 9km 중 약 3분의 1 지점이라 타이밍이 딱 맞습니다.
코스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남대문바위입니다. 인천시 옹진군이 지정한 해안 경관 보전 구역(출처: 옹진군청) 안에 위치한 이 바위는 거대한 암벽에 서울 남대문과 닮은 아치형 구멍이 뚫려 있어 붙은 이름입니다. 아치형 해식동(海蝕洞) — 즉 파도가 절벽을 수평으로 뚫어 만든 동굴 구조 — 이 발달한 지형으로, 지질학적 가치와 풍경적 가치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바위 구멍을 통과하면 그 너머로 코끼리를 닮은 거대 암벽과 소나무 능선이 액자처럼 담깁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 서해에서 이런 스케일의 해안 절경을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승봉도 배편은 어디서 예매하나요?
A. 대부해운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합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현장 발권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전날까지는 반드시 온라인 예매를 완료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출항 10분 전 승선 마감이라 여유 있게 항구에 도착하시는 걸 권합니다.
Q. 승봉도 트레킹 코스 총 거리와 소요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선착장에서 이일레 해변, 신황정 전망대, 촛대바위, 남대문바위를 거쳐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풀 코스는 약 9km, 4시간 내외입니다. 중간 작은 선창 카페에서 휴식 시간을 포함한 수치라, 빠르게 걷는 분은 3시간 안에도 가능합니다.
Q. 승봉도 안에서 대중교통이 있나요?
A. 공공 대중교통은 없습니다. 일부 펜션이나 횟집에서 운영하는 사설 버스가 있지만,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트레킹 목적이라면 처음부터 도보를 전제로 계획을 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이일레 해변은 수영해도 괜찮은 수질인가요?
A. 만조 시에도 갯벌이 드러나지 않는 사빈 해안으로, 서해 해변 중에서는 수질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 동반 가족도 비교적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해변입니다. 다만 여름 성수기 혼잡은 감안해야 합니다.
Q. 당일치기로 트레킹 풀 코스를 완주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방아머리항 첫 배(오전 8시 40분)를 타면 오전 10시경 도착하고, 4시간 트레킹 후 오후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됩니다. 돌아오는 배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여유 있게 코스를 마무리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결론
4시간을 걷고 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섬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승봉도가 그런 섬이었습니다. 이일레 해변의 사빈 지형, 신황정에서 내려다본 남동쪽 수평선, 남대문바위의 해식동 — 어느 하나 억지로 끼워 넣은 볼거리가 없었습니다.
다만 배 안 좌석 부재와 섬 내 대중교통 미비, 그리고 주말마다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한 마을 주민의 생활 불편은 분명히 개선이 필요한 과제입니다. 마을 어르신의 "너무 많이들 오네"라는 한마디가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방문객 개개인이 쓰레기 되가져오기와 소음 자제를 실천해야 이 섬이 오래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반나절 거리에 이 정도 자연경관이 있다는 건, 제가 직접 확인한 사실입니다. 돗자리 한 장과 사전 예매만 챙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