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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여행이라고 하면 대부분 바다와 해수욕장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 여름 휴가에서 바다보다 더 오래 머문 곳이 있었습니다. 1953년 한국전쟁 직후 문을 열어 70여 년을 이어온 속초관광수산시장이었는데, 600개가 넘는 점포가 빼곡한 골목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서는 순간 예상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전통시장의 신선도, 정말 믿어도 될까
시장 생선은 위생 상태가 불안하다는 말을 주변에서 종종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냉방도 없는 야외 어물전이라면 여름에는 특히 더 걱정이 앞선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어물전 안쪽을 살펴봤더니 현실은 꽤 달랐습니다.
상인분들은 수산물 냉장 보존의 핵심인 냉장 체인(Cold Chain) 대신 얼음을 직접 활용하는 방식으로 신선도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냉장 체인이란 수산물이 어획된 이후 소비자 손에 닿기까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유통 시스템 전체를 뜻합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자동 냉장 설비가 이 역할을 하지만, 이곳에서는 진열대 바닥에 얼음을 깔고 위에도 다시 덮는 이중 적치 방식으로 대신합니다.
문제는 비용이었습니다. 생물(生物) — 즉 살아 있거나 신선한 상태 그대로의 수산물 — 을 다루는 점포 하나가 하루에 쓰는 얼음값이 3만~4만 원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겨울 대비 배 이상 드는 여름 얼음값을 매일 감당하면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니, 시장 음식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게 느껴질 때 이 맥락을 알면 받아들이기 한결 수월합니다. 저는 솔직히 이 부분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장이 저렴한 이유가 관리를 소홀히 해서라기보다, 임대료와 유통 단계가 줄어든 덕분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인구 8만의 도시에 연간 방문객이 8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허언이 아닌 것이, 제가 찾은 한여름 오후에도 골목은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대구, 경북권에서 다섯 시간을 달려온 가족도 만났고, 1년 만에 다시 찾았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재방문율이 높다는 건 품질에 대한 신뢰가 쌓여 있다는 방증으로 보였습니다.
- 이중 적치 방식: 진열대 아래와 위 모두 얼음을 깔아 온도를 낮춤
- 하루 얼음 비용: 여름철 기준 점포당 3만~4만 원, 겨울 대비 약 2배
- 연간 방문객 약 800만 명 — 인구 8만 소도시 기준 압도적인 수치(출처: 속초시청)
- 생물 수산물 특성상 당일 입고·당일 소진 원칙을 지키는 점포가 다수
방문팁: 시간대별로 풍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한 번만 가면 다 본다고들 생각하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새벽, 낮, 저녁 세 시간대의 분위기가 사실상 다른 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새벽 5시 반에는 얼음 배송 차량이 들어오면서 하루가 시작됩니다. 어물전 상인들이 가장 서둘러야 하는 시간이자, 시장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수산물 손질과 진열이 본격화되고, 일부 식당은 반찬 수십 가지를 혼자 준비하기 위해 이미 새벽 5시에 출근한 사장님들이 계셨습니다. 한복 재봉일로 40여 년을 보내다 7년 전 식당으로 업종을 전환한 어머님께서 투박하게 굳은 손으로 반찬을 담는 모습은 제가 직접 보지 않았다면 글로 쓸 수 없었을 장면이었습니다.
낮 시간은 닭강정, 누룽지 오징어, 튀김, 오징어순대 같은 즉석 먹거리 위주로 돌아가는 스트리트 푸드(Street Food) 구역이 중심을 이룹니다. 스트리트 푸드란 노점이나 시장 골목처럼 특정 장소를 이동하며 파는 조리 음식을 통칭하는 말로, 속초관광수산시장의 경우 단순한 간식 수준을 넘어 지역 특산물과 결합한 독자적인 먹거리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인들이 시식을 건네며 손님을 부르는 활어 호객 행위는 처음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 활기가 시장 특유의 온도를 만들어낸다고 느꼈습니다.
저녁이 되면 회(膾) 코너가 시장의 주인공이 됩니다. 낮 동안 조용하던 수산 회 코너가 일몰 후 오히려 더 붐비는 구조인데, 이는 퇴근 후 저녁 술상을 차리려는 현지 주민과 숙소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한 끼를 챙기려는 여행객이 동시에 몰리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시간에 농어 회와 새꼬시(뼈째 얇게 썬 회), 오징어순대, 매운탕, 라면까지 한 상 받았는데 솔직히 양에 압도되어 마지막 라면은 반도 못 비웠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점은, 가격을 미리 확인하라는 것입니다. 호객과 시식이 많은 환경에서는 흥이 오른 상태에서 구매 결정이 빨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국 전통시장 물가 비교 데이터를 제공하는 출처: 전통시장통통(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정보포털)을 참고하면 방문 전 대략적인 시세를 파악해 두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 경험상 시세를 알고 가면 흥정이나 비교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시간대별 추천 동선
주차의 경우 성수기 오전 10시 이후부터 인근 유료 주차장이 빠르게 차기 시작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오전 8~9시에 도착해 새벽 시장 분위기와 아침 식사를 해결한 뒤 낮 먹거리 순서로 이동하는 것이 혼잡을 피하면서도 시장의 세 가지 표정을 모두 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운영 시간은 점포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오전 7시부터 밤 10시 전후까지 운영되며, 월요일과 화요일에 쉬는 점포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속초관광수산시장 주차는 어떻게 하나요?
A. 시장 전용 주차장이 있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오전 10시 이후부터 빠르게 찬다는 걸 직접 확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오전 8~9시 도착이 혼잡을 가장 효과적으로 피하는 방법이었습니다.
Q. 시장 생선 신선도, 믿어도 되나요?
A. 냉방이 없어서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상인들이 하루 3만~4만 원의 얼음 비용을 들여 이중 적치 방식으로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생물(生物) 수산물 특성상 당일 입고·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하는 점포가 많아, 오전에 방문할수록 더 신선한 상태의 수산물을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속초관광수산시장 회 가격이 비싼 편인가요?
A. 일반적으로 관광지 시장은 가격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는 여름 농어 기준 한 접시에 대구나 서울 횟집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먹었습니다. 다만 호객 분위기에서 충동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전통시장통통 같은 정보포털에서 시세를 미리 파악한 뒤 방문하면 더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속초관광수산시장 언제 가면 가장 붐비나요?
A. 한여름 휴가철인 7~8월 주말 오후 2~7시가 가장 혼잡합니다. 저는 이 시간대에 직접 방문했는데 골목에서 방향을 바꾸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저녁 회 코너는 오히려 일몰 이후가 더 북적이므로, 느긋하게 먹고 싶다면 평일 저녁을 노리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결론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다녀온 뒤 한동안 머릿속에 남은 건 해산물 맛보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상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냉방도 없이 하루 4만 원의 얼음값을 감수하며 생물 수산물을 지키는 일, 혼자 수십 가지 반찬을 새벽 5시부터 준비하는 일—이 모든 것이 시장의 신선함과 온기를 만들어낸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처음 가는 분이라면 새벽 시장 → 낮 먹거리 탐방 → 저녁 회 코너 순으로 동선을 짜고, 방문 전 시세를 한 번만 확인해 두면 훨씬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속초의 바다도 좋지만, 저는 다음에도 이 시장을 먼저 들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