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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새벽 2시에 길을 나섰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량도는 생각보다 훨씬 잘 갖춰진 곳이었습니다. 여객선 승선부터 노지 차박까지, 제가 직접 겪어본 사량도 전기차 차박 여행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풀어봅니다.
섬에 전기차를 가져갈 수 있을까 — 여객선 승선부터 확인까지
전기차로 카페리(차량을 싣는 여객선)에 오르는 게 가능한지, 처음엔 솔직히 확신이 없었습니다. 카페리란 차량과 승객을 함께 운반하는 선박으로, 도서 지역 여행의 핵심 교통수단입니다. 최근 일부 항로에서 전기차 배터리 잔량 50% 미만 탑재 금지 규정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어서,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다행히 가오치 여객선 터미널 기준으로는 아직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새벽 2시에 출발해 덕유산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을 한 번 했더니, 예약 시각인 8시보다 훨씬 일찍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승선 명부를 작성하는데 직원이 "7시 배 자리 있는데 타실래요?" 하고 먼저 말을 건넸고, 그 한 마디 덕분에 예상보다 한 시간 일찍 배에 올랐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행운이었습니다.
전기차는 안전 규정상 뱃머리 앞쪽에 주차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다른 차량으로의 연소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번거롭긴 했지만 이유를 들으니 수긍이 됐습니다. 배가 출발할 무렵은 딱 일출 시간대였고, 갑판 위에서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바라본 바다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풍경이었습니다.
- 가오치 여객선 터미널: 전기차 배터리 50% 규정 현재 미적용(탑승 전 재확인 권장)
- 전기차는 안전 규정에 따라 뱃머리 앞쪽 지정 주차
- 승선 당일 빈자리 있으면 이전 편으로 당겨 탑승 가능
- 갑판 상층에 정자형 휴식 공간 마련, 매점도 운영
사량도 전기차 충전 — 도착하자마자 가야 할 첫 번째 장소
섬 여행에서 전기차 운전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충전 인프라입니다. 충전 인프라란 전기차 충전소의 위치·속도·수량을 포함한 충전 가능 환경 전반을 뜻합니다. 사량도에는 사량면사무소 앞에 공용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되어 있어, 배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이동했습니다.
충전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충전하는 동안 주변을 걸어 다니기에 딱 좋은 시간이 나왔습니다. 방파제 너머로 보이는 어선들, 그 뒤로 겹겹이 쌓인 산줄기, 아직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골목. 제가 직접 걸어봤는데, 이 산책 자체가 여행의 첫 장면으로 손색없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충전을 마친 후에는 근처 식당에서 물회와 회덮밥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회는 신선했고 양도 나쁘지 않았는데, 밥이 생각보다 질게 나와 식감이 아쉬웠습니다. 완벽한 식사는 아니었지만, 갓 잡아 올린 생선회를 아침 첫 끼로 먹는다는 것 자체가 이 섬만의 특권이라고 느꼈습니다. 참고로 사량도에는 일반 주유소가 없어, 기름집(개인 운영 연료 판매점)에서 주유해야 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전기차라 직접 해당 사항은 없었지만, 동행인이 있다면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
상도·하도 드라이브와 노지캠핑 — 사량도를 제대로 즐기는 법
사량도는 상도와 하도, 두 개의 섬이 사량대교로 이어진 구조입니다. 사량대교란 상도와 하도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다리를 건너는 순간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이 들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제 경험상 상도와 하도를 각각 한 바퀴씩 천천히 달리면 섬 구석구석의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마을은 항구 주변에 형성되어 있고, 높은 제대로 올라갈수록 바다가 통째로 내려다보이는 전망 포인트가 나타납니다. 하도를 달리다 '먹방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 표지판을 봤을 때는 잠깐 차를 세우고 웃었습니다. 섬 이름치고 너무 솔직하다 싶었거든요.
사량도는 노지 캠핑의 최적지로도 알려진 곳입니다. 노지 캠핑이란 캠핑장이나 사유지가 아닌 야외의 공개된 공간에서 텐트나 차량으로 하룻밤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바다와 산이 동시에 보이는 자리를 찾아 술미도 앞에 차박 지점을 잡았는데, 주변을 둘러봐도 방해될 것이 없는 조용한 공간이었습니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지리산 옥녀봉 코스가 유명하지만, 이미 피곤한 상태라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그게 딱히 아쉽지 않을 만큼 드라이브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가지 변수는 바람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바람이 세서 드론 비행은 안전상의 이유로 제한적으로만 진행했고, 갑판에서도 오래 서 있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날씨 민감도가 높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에 기상 예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한국기상청 날씨 누리집(출처: 기상청)에서 도서 지역 풍속 예보를 따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차박 세팅과 식사 — 섬에서 보낸 밤의 온도
저녁은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직접 해결했습니다. 선물 받은 IGT 테이블과 가스버너, 캠핑용 개수대를 처음으로 꺼내 세팅해 봤는데, IGT 테이블이란 캠핑 장비를 모듈 방식으로 연결해 조합할 수 있는 시스템 테이블로, 협소한 차박 공간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쉽게 말해 레고처럼 조립하는 캠핑 테이블이라고 보면 됩니다. 처음 사용해 보니 안정감이 좋았고, 좁은 공간에서도 생각보다 넓게 쓸 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김치찌개 라면에 냉동 대패 삼겹살을 넣어 끓인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레시피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추운 날 먹으면 맛없을 수가 없는 조합입니다.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 바람 소리를 들으며 차 안에서 먹는 그 국물 한 숟가락이 그날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됐습니다.
점심은 상도에 새로 생긴 밀면집에서 먹었습니다. 가리비 비빔밥은 가리비가 실해서 맛있었고, 돌문어 밀면은 문어 양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면 자체의 식감이 좋아 함께 시키면 서로 보완이 됩니다. 밀면과 비빔밥을 같이 시키면 계속 번갈아 먹게 되는 구조라 식사가 끝나도 끝난 것 같지 않은 위험한 맛이었습니다.
밤새 비바람이 거셌고, 다음 날 아침 마지막 배 시간이 앞당겨졌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섬 여행에서 기상 악화로 인한 결항이나 시간 변경은 종종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해양수산부 여객선 운항 정보 시스템(출처: 해양수산부 가고 싶은 섬)을 통해 출항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두면 낭패를 피할 수 있습니다. 예약을 해두었던 덕분에 만석이었던 귀환 편에도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량도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나요?
A. 있습니다. 사량면사무소 앞에 공용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충전 속도가 급속은 아니기 때문에, 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충전을 시작하고 그 시간에 산책이나 아침 식사를 해결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었습니다.
Q. 전기차로 카페리 탑승이 가능한가요? 배터리 규정은요?
A. 가오치 여객선 터미널 기준으로 전기차 탑재는 가능합니다. 배터리 잔량 50% 미만 탑재 금지 규정이 일부 항로에 도입됐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탑승 당시에는 해당 터미널에 아직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규정은 변경될 수 있으니 출발 전 터미널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사량도 차박 할 만한 장소가 있나요?
A. 술미도 앞 해안가가 차박 지점으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주변이 트여 있어 바다 뷰를 확보하기 좋고, 차량 진입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섬 특성상 바람이 강할 수 있으니 방풍 대비는 미리 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Q. 사량도 귀환 배편은 예약 안 해도 되나요?
A. 예약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제가 탑승한 귀환 편은 만석이었고, 예약하지 않았다면 배를 놓칠 뻔했습니다. 특히 주말이나 날씨가 나빠 배 시간이 조정될 경우 경쟁이 심해지기 때문에, 입도할 때 바로 귀환 편을 예약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사량도에서 주유는 어디서 하나요?
A. 사량도에는 일반 주유소가 없습니다. 내연기관 차량이라면 기름집이라고 불리는 개인 운영 연료 판매점을 이용해야 합니다. 전기차 여행자라면 이 부분에서 오히려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결론
사량도는 전기차 차박 여행지로서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 맞는 섬이었습니다. 충전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상도와 하도를 잇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는 따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합니다. 바람이 세고 날씨 변수가 있다는 점, 일부 식당의 완성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은 솔직히 아쉬웠지만, 술미도 앞 노지에서 보낸 밤과 일출 시간대 갑판 위의 풍경은 그 단점들을 충분히 상쇄했습니다.
노지 캠핑과 드라이브를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섬 특성상 배편 예약과 기상 확인을 먼저 챙기고 떠나시길 권합니다. 저는 다음엔 바람이 잠잠한 날을 골라 드론도 날리고, 지리산 옥녀봉 등반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