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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지중해와 발리, 몰디브를 하루 안에 돌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새벽같이 차를 몰아 여수에 도착한 순간, 그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는 걸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인정했습니다. 최근 전면 리모델링을 마친 라테라스 리조트, 제 눈으로 구석구석 확인하고 왔습니다.
수영장 여섯 개, 그래도 부족하다고 느낀 이유
솔직히 처음 서머랜드 티켓을 끊을 때만 해도 '국내 리조트 워터파크 어디가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웰컴 센터에서 티켓을 받아 지하 라커룸으로 내려갔는데, 직원이 한 명도 없는 자율형 운영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아, 이곳은 좀 다르게 돌아가는구나' 하는 감이 왔습니다.
서머랜드는 완전한 개방형 워터파크입니다. 개방형 워터파크란, 입구에서 팔찌를 한 번 착용하면 별도의 재확인 절차 없이 구역 전체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운영 방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해외 리조트처럼 수영장과 객실을 경계 없이 오가는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수영하다가 방에 올라가 씻고 다시 풀로 내려오는 흐름이 너무 자연스러웠습니다.
풀 구성을 하나씩 따라가 보면 이렇습니다. 리조트 실내 수영장은 통창으로 바다 풍경이 들어오고 요들 슬라이드와 자쿠지가 붙어 있습니다. 밖으로 나오면 유아용 키즈풀이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물총과 물바가지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슬라이드 운영은 오전 11시부터라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리조트동 인피니티 풀은 화이트와 블루 타일 덕분에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킵니다.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이란 수면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풀로, 수평선과 경계가 맞닿아 있어 극적인 오션뷰를 연출합니다. 옆의 패밀리풀은 중앙 분수가 솟구쳐 발리 느낌을 냈고, 호텔동 꼭대기에 자리한 인피니티 풀은 라테라스 전체에서 가장 널찍하고 풍광이 빼어났습니다. 선베드에 누워서 일광욕을 하다 보니 여기가 여수인지 잊을 뻔했습니다.
한 가지 솔직히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자쿠지(Jacuzzi), 즉 온수 버블욕조가 여러 군데 설치되어 있는데 준성수기 기준으로 온수가 나오는 곳은 딱 두 군데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냉수였습니다. 수영장에 딸린 자쿠지가 냉탕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데, 이 부분은 방문 전에 꼭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또한 카바나(Cabana), 즉 풀사이드에 설치된 반개방형 휴식 공간의 청결 관리가 다소 아쉬웠습니다. 제 경험상 카바나 대여는 굳이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 실내 수영장: 통창 오션뷰, 요들 슬라이드, 자쿠지
- 키즈풀: 3구역 운영, 슬라이드 오전 11시 시작
- 리조트동 인피니티 풀: 산토리니 분위기, 버블쇼 저녁 진행
- 패밀리풀: 분수 중앙, 발리 테마
- 호텔동 인피니티 풀: 리조트 최고 뷰포인트, 선베드 이용 가능
- 주의: 자쿠지 온수 운영 2개소 한정, 카바나 청결 관리 미흡
오션 스위트 객실과 화덕 피자, 예상 밖의 두 가지
라테라스 리조트는 크게 칼라카 호텔(A~D동)과 라테라스 리조트(A~H동)로 나뉩니다. 리모델링이 완료된 객실은 리조트 D동에 몰려 있고, 예약 화면에서 방 이름 앞에 '오션'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으면 그쪽입니다. 제가 직접 예약한 건 오션 스위트 오션뷰 객실이었습니다.
체크인은 모바일로도 가능하지만 저는 프런트 데스크에서 진행했습니다. 카드키 대신 문자로 받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라 키를 잃어버릴 걱정이 없는 것도 소소한 장점입니다. 객실 안에는 1구짜리 인덕션, 밥솥, 냄비, 프라이팬, 전자레인지, 냉동냉장 겸용 냉장고까지 갖춰져 있어 취사가 완벽하게 가능했습니다. 식기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생수 네 병을 제공해 주는 건 나름 배려라고 느꼈습니다.
객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발코니였습니다. 침실과 주방 양쪽에서 모두 연결되는 넓은 테라스에 큼직한 테이블이 놓여 있는 구조인데, 이건 국내 리조트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설계입니다. 제가 한 건 이렇습니다. 리조트 5분 거리 수산시장 '섬의 집'에서 모둠회 중자를 5만 원에 포장해 와서 발코니 테이블에 펼쳤습니다. 광어, 농어, 참돔에 멍게와 소라까지 구성이 나쁘지 않았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생선보다 소라가, 소라보다 멍게가, 멍게보다 새우가 맛있었고, 그 모든 것을 압도한 건 갓김치였습니다. 회를 갓김치에 싸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먹는 그 순간은, 어떤 고급 레스토랑도 흉내 내기 어려운 맛이었습니다.
음식 이야기를 꺼냈으니 화덕 피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라테라스 더 비치 레스토랑에서 직접 반죽한 도우를 화덕에 굽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리조트 내 레스토랑이 그 정도 퀄리티를 낼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마리나라 피자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그 의심이 무너졌습니다. 마리나라 피자는 토마토소스와 마늘, 바질만으로 완성하는 나폴리 전통 방식의 피자로, 재료가 단순한 만큼 도우의 발효 상태와 굽기가 맛의 전부를 결정합니다. 여기 도우는 겉이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하고 고소했습니다. 함께 나온 꿀을 가장자리 크러스트에 찍어 먹으니 집 근처에 있으면 한 달에 두 번은 들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날 사전 결제 기준 16,900원이고, 아메리칸 브렉퍼스트와 닭국수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닭국수를 선택했는데, 기성품 육수 느낌 없이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이 아침을 제대로 열어줬습니다. 리조트 식음료의 품질이 이 정도면 솔직히 합격점입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리조트 이용객의 만족도에서 '식음료'와 '부대시설'이 재방문 의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으로 꼽힙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라테라스는 그 두 항목에서 모두 기대 이상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리조트 단지 내 건물이 산발적으로 퍼져 있는 구조라 동선이 복잡합니다. 특히 체크인 전 워터파크를 먼저 이용할 경우 수영복 차림으로 주차장을 가로질러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숙박 시설 불만 요인으로 '시설 안내 부족'을 상위 항목으로 꼽은 것과 맞닿는 부분입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모바일 가이드맵 하나만 있어도 이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 같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라테라스 리조트 수영장은 숙박 안 해도 이용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웰컴 센터에서 스페셜 서머랜드 티켓을 현장 구매하거나 온라인으로 예매한 후 현장 출력하면 숙박 없이도 워터파크 이용이 됩니다. 제가 첫날 수영장 먼저 즐기고 나서 오후에 체크인한 방식이 꽤 효율적이었습니다.
Q. 리모델링한 객실이 어떤 건지 예약할 때 어떻게 구별하나요?
A. 방 이름 앞에 '오션'이 붙은 객실이 리모델링 완료된 리조트 D동 객실입니다. 오션 스위트 오션뷰는 2~3층에 위치하고, 1층 오션 가든 테라스는 바다 뷰 대신 수영장 직접 연결이 장점입니다. 그다음으로 최신 상태를 원한다면 2023년 신축된 칼라카 호텔 객실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Q. 워터파크 입장 후 재입장이 자유롭게 되나요?
A. 팔찌를 착용하고 있으면 별도 확인 없이 자유롭게 재입장됩니다. 제가 수영하다가 방에 올라가 씻고 다시 내려오는 걸 반복했는데 아무런 제지가 없었습니다. 이 개방형 운영 방식이 해외 리조트 느낌을 가장 강하게 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아이들과 가기 좋은가요? 키즈풀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A. 키즈풀이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슬라이드, 물총, 물바가지까지 갖춰져 있어서 어린아이들과 함께라면 이 구역만으로도 반나절은 거뜬합니다. 슬라이드 운영은 오전 11시부터 시작하니 일찍 도착했다면 실내 수영장을 먼저 이용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결론
1박을 마치고 나오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라테라스 리조트는 '국내 리조트 치고 괜찮은 곳'이 아니라, 해외 풀빌라 리조트의 경험을 국내에서 현실적인 비용으로 재현하는 데 가장 근접한 곳입니다. 수영장의 개방형 구조, 오션 스위트 발코니, 화덕 피자의 품질이 그 근거입니다.
직원 수가 적어서 생기는 서비스 공백, 복잡한 동선, 자쿠지 온수 운영 범위는 분명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단점들을 감수하고도 발코니에서 갓김치에 회를 싸 먹으며 들었던 파도 소리는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여름 성수기 전에 한 번쯤 다녀오는 것, 저는 지금도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